북 잇단 비상사태 염두 행보…전문가들 “내부결속용”
앵커: 남철광 북한 국가비상재해위원장이 ‘안전보장 수단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했습니다. 비상사태를 염두에 둔 행보 뒤에 숨겨진 의도를 전문가들에게 들어봤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최근 비상사태에 대비중인 북한의 움직임이 눈에 띕니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남철광 북한 국가비상재해위원장이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안전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남 위원장이 알렉산드르 쿠렌코프 러시아 민방위 및 재난 장관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남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노획한 서방 국가들의 무기가 전시된 관람회도 시찰합니다.
또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국민과 영토를 보호하는 방법’ 등에 관한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이달 18일 열린 중앙당 군사위원회에 특별 지시를 내려 전시용 방독복을 주민들에게 전국적으로 지급했습니다. (관련기사 링크)
해당 방독복은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주민들에게 방독복을 나눠주고, 러시아 재난부 장관과 만나 안전에 대해 논의하는 등 비상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북한의 움직임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움직임에는 노림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지금 북한은 내부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북한을 향한 미국과 한국의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보이게 만들고 주민들의 관심을 자신의 실패에서 외부의 위협으로 돌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최근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방독복을 지급한 것도 내부적인 결속을 위한 것이라고 베넷 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그는 미국이 북한 주민들에게 독가스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하기 때문에 방독복 배포를 하면서 매우 우려해야 할 외부 위협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김씨 일가의 속임수입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방독복 배포는 분명 북한 주민들에게 위협이 있다는 생각을 심어줄 것이라며,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허구의 위협을 느끼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이해해야 할 것은 위협은 실제로 김정은 자신이며, 김정은은 북한 정권이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는 허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스크바를 방문한 남 위원장에 대해서는, “안전에 관한 것이라면 김 위원장과 엘리트들을 보호하는 기술을 배우러 갔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저는 분명히 북한 정권이 자신들만을 보호하는 데 매우 관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하는 모든 일의 우선순위는 정권 보호이고 주민들에게 방독복을 배포한 이유도 선전적인 이유이지, 주민들을 돌보기 위한 행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편 북한 정권이 최근 비상사태를 유난히 대비하는 행동은 북한이 느끼는 공포감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미 허드슨연구소 아시아안보 석좌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북한의 안전에 대한 움직임은, 공격적인 수라기보다는 편집증에서 비롯된 행보일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 웹팀 이경하
https://www.rfa.org/korean/in_focus/nk_nuclear_talks/nkmissile-05302024154012.html?feed_id=34944&_unique_id=66596b5468b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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