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북한 문제 합의 불발…전문가 “중국 역할 기대 어려워”

앵커: 미국과 중국이 태국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북한 문제에 대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26~27일 태국 방콕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약 12시간에 걸쳐 이뤄진 이번 회담에서는 미중 간 소통문제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대만, 남중국해 등을 비롯해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등 한반도 문제가 논의됐는데요.

 

백악관과 주중 미국대사관은 회담 후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 북한, 남중국해, 미얀마 등 전쟁을 포함한 세계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기자 설명회에서 “우리는 북한의 최근 무기 시험, 북한과 러시아 관계 강화와 이것이 김정은 북한 총비서의 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고려해 이러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양국 특사단 간 이러한 논의가 계속 이어지기 바란다”며 조만간 미중 외교관리 간 통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양측이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 관리는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보다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과 관련해 그 어떤 것도 건설적이라고 평가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북한에 대해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 역시 분명히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이 이러한 영향력을 이용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돌아오게 하는 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그 동안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중재역할을 강조해 왔습니다.

 

지난해 11월 한미외교장관 회담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한 말입니다.

 

블링컨 장관: 북한이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을 중단하도록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합니다.

 

이와 관련해 미 연구기관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 연구원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많은 정책 입안자들이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희망하지만 ‘한반도 내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제외하면 중국이 한미동맹의 이익에 유리한 방식으로 행동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이 연합훈련을 중단하고, 제재를 해제하면 한반도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믿는 반면 미국은 강력한 한미동맹 구축을 추구하고 있어 이견을 좁히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북한이 한미동맹 사이 마찰을 일으키는 것을 유리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 고위관리는 미중회담과 같은 시기 평양을 방문한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외교 창구를 통해 곧 연락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26일 평양을 방문 중인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접견했다고 27일 보도했습니다.

 

지난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이후 한달 여 만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https://www.rfa.org/korean/in_focus/nk_nuclear_talks/nkchina-01292024143903.html?feed_id=22098&_unique_id=65b8a424171f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