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전문가 “북일, 내년 축구 예선 계기 접촉해 정보 수집할 듯”

앵커: 북한과 일본이 내년에 열릴 올림픽과 월드컵 예선을 위해 상호 방문해야 합니다. 양국이 구체적인 조율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를 시작으로 북일간 대화에 물꼬가 트일 지 관심이 주목됩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2024년 2월과 3, 북한과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이 일본과 북한에서의 경기를 연이어 앞두고 있습니다.

 

2월 24일에는 양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 예선이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고, 3월 21일과 26일에는 남자 축구대표팀이 각각 일본과 북한에서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릅니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지난 26일 일본 정부가 북한 남녀 축구대표팀의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북 제재 차원에서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원칙상 금지하고 있지만, 스포츠 교류를 위한 입국은 특별한 예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허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경기를 위해 일본을 찾을 북한 선수가 총 수십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수들의 입국 절차와 세부 일정 등 양국이 구체적으로 조율해야 할 사안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역시 올 들어 4년 만에 아시안 게임과 국제역도연맹 그랑프리 대회 등 국제 스포츠 대회에 선수들을 파견하며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만큼, 일본 선수들의 북한 입국 역시 허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내년 3월 일본 축구대표팀의 북한 방문이 성사되면 이는 지난 2011년 11월 평양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이후 13년 만입니다.

 

이번 교류를 계기로 한 북일간 대화의 재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마키노 기자는 현재 일본 외무성에서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북동아시아 2과 내 외교관들은 북한 외교관과 교류한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보수집을 위한 간단한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키노 기자: (북한 외무성의) 일본 담당자들은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일본과의 협상을 위해 일본 정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일본 군대 상황이 어떤지 간단하게 김정은에게 보고하려는 차원에서의 접촉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 단계에서는 북한에서 일본에 협상하자거나, 아니면 일본, 북한 사이에서 어떤 협의를 하자거나 그런 얘기가 오가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11년 일본 선수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일본 외무성 관리들이 당시 송일호 북일교섭 담당 대사와 접촉했지만 실질적인 협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는 2024년에도 경기와 관련된 조율 이상으로 북일간 대화가 진전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키노 기자: 신냉전 시대니까 중국이나 러시아가 무조건 북한을 지지한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북한은 무리하게 (일본과 대화를) 안 합니다. 북한 입장으로서는 한국이나 일본과 협상한다는 것이 정치적으로 희생하게 되는 위험한 행위거든요.

 

한미일과 북중러 간 구도가 지속되고 있는 지금,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한일과 대화를 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해리 해리스 전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이날 RFA에 예정대로 경기가 열리게 된다면, 스포츠를 통한 양국의 교류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계속해서 일본을 위협하는 미사일 시험을 강행해, 일본이 북한 선수들의 입국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려도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선수들은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과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참가를 위해 일본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https://www.rfa.org/korean/in_focus/human_rights_defector/nksoccer-12292023140333.html?feed_id=18888&_unique_id=65902a500c4a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Myanmar’s junta releases more than 9,600 prison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