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당원돌격대, 혹한 속 악전고투
앵커: 양강도 농촌 살림집 건설에 동원된 북한의 당원돌격대가 겨울 준비도 제대로 못 갖춘 상태에서 가혹한 작업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농촌살림집건설을 위해 양강도에 파견된 북한의 당원돌격대가 양강도 주민들로부터 ‘꽃제비(노숙자) 부대’라는 별칭을 얻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7일 “지난 겨울 국경경비대원들이 입다가 폐기한 속옷과 솜동복을 10월 20일경 양강도 농촌살림집건설에 동원된 당원돌격대원들에게 지급했다”며 “말이 폐기된 속옷과 솜동복이지 실제는 넝마나 다름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원돌격대는 올해 7월, 중앙과 지방에서 긴급 조직해 양강도의 농촌에 파견됐다”며 “애초 당원돌격대는 올해 가을까지 양강도의 농촌에서 살림집들을 건설하고 10월 중순 경 철수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어 겨울 준비는 꿈도 꾸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실제 당원돌격대는 9월 말까지 계획된 살림집건설을 끝냈고 10월 5일, 농촌주민들의 입주행사까지 요란하게 진행되었다”며 “그러나 살림집 건설 후에 농촌도로정비사업과 공동축사건설, 산림녹화사업이 새로 제기되면서 올해 말로 철수 날짜가 미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여름 옷 밖에 준비하지 못한 돌격대원들에게 10월 중순 혜산신발공장에서 만든 지하족(작업신발)이 지급되었고 10월 20일경에는 군인들이 입던 내복과 동복(솜옷)이 지급되었다”면서 “그 정도의 보급으로는 철수가 예정된 12월말까지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9일 “요즘 양강도의 날씨는 영하 15도를 오르내리고 있다”며 “농촌살림집건설에 동원된 당원돌격대는 정해진 계획에 따른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파 속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들 돌격대원들이 먹는 밥은 감자 60%에 강냉이 40%를 섞은 것이고, 국은 염장 배추가 대충 떠있는 소금물이고, 반찬은 염장 배추와 염장 무가 전부”라면서 “돌격대원들이 잠을 자고 생활하는 숙소는 각 농촌 작업반의 탁아소와 과학기술보급선전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휴식 일도 없이 고된 작업에 동원돼야 하는 돌격대원들은 늘 땔감이 부족해 목욕이나 빨래조차 변변히 하지 못하고 있다”며 “농촌 주민들은 당원돌격대의 생활형편이 노동교양대(옛 노동단련대) 수감자들보다 더 열악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돌격대원들은 12월 중순 농촌살림집건설 총화를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며 “이들은 12월 말부터 다음해 1월 중순까지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 후 1월 20일부터 다시 양강도 농촌으로 돌아와 내년도 건설과제를 떠안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https://www.rfa.org/korean/in_focus/food_international_org/construction-11302023113633.html?feed_id=15858&_unique_id=6568fee6972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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