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법간부 가족 대상 폭행·폭언 처벌 지시

앵커: 사회 불안정에 긴장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사법기관 간부들의 가족들에게 폭언을 하거나 이들을 폭행하는 주민을 반당분자로 징벌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 당과 정권기관, 사법기관 간부를 폭행하거나 투서하는 행위를 공화국 제도에 독을 품고 달려드는 반체제 책동으로 엄벌하도록 사회안전성 포고문을 발표했던 북한.

 

2020년 코로나 발생으로 지난 3년 간 국경을 봉쇄한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사상교양법 등 기존부터 지속되던 사회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관련 법들을 제정했습니다.

 

특히 국경 봉쇄로 주민들의 생활고가 심각해지면서 강도, 성매매, 아동 유괴 등의 범죄들이 증가했고, 이를 단속하는 안전원이나 지역 당 책임비서에 대항하는 주민들이 늘자 북한 당국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지난 2월 사회안전성 포고를 발표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3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에는 “사법기관 간부의 가족을 폭행해도 반당적 행위로 징벌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지시는 그제(28) 지역 담당 안전원이 인민반 회의에서 주민들에 전달하며 공포감을 조성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특히 사법기관 간부의 가족에게 폭언을 퍼부어도 당과 제도에 도전하는 자로 처벌하라는 게 당국의 지시”라고 강조했습니다.

 

주민 동향과 일거일동(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국가보위부원의 가족과, 주민들의 장사 행위를 비사행위라는 명목으로 단속하고 있는 사회안전원의 가족을 욕해도 반당분자로 처벌을 받는다는 얘깁니다.

 

북한 당국은 세원을 징수할 목적으로 주민들의 장마당 활동을 허용하지만 공식적으로 시장을 인정하는 법률이 없어 규정을 임의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뇌물을 받기 위해 영세민들의 장사는 않지만 연료 상인의 경우 연료가 공장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규정에 저촉되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소식통은 “당국의 지시에 주민들 속에서는 보위원과 안전원의 아내와 자녀들과 잘못 엮이었다가 감옥에 갈 수 있겠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지난 주말(28) 고원군에서는 지역담당 안전원이 인민반 회의에 참석해 사법기관 간부의 가족을 폭행하거나 (그들에게) 폭언하면 동기에 상관없이 처벌을 받는다고 포치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월에는 당 간부를 비롯한 권력기관 간부를 폭행하거나 낙서하는 자들을 징벌한다는 포고문으로 공포를 주더니 이제는 그 범위가 간부 가족들로 넓어졌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당국이 당 간부보다 사법기관 간부의 가족을 폭행하거나 폭언하는 행위를 징벌하도록 또 다시 지시한 것은 보위부나 안전부에 원한을 품은 주민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8월에도 읍 담당 보위지도원 아들(25세 대학생)이 대낮에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지나가다 돌맹이가 날아와 머리가 터졌다”며 “지역 안전부가 이 사건 관련 조사에 나섰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 보위부나 안전부는 주민 여론과 동향을 비밀리에 조사해 보고해 왔는데 전국적으로 체제에 대한 민심이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식량난이 지속되고 살기가 힘들면 불법행위가 성행하고, 그러면 사법기관의 단속과 통제가 늘어나 주민들의 원한이 높아지므로 사법기관 간부에게 해보지 못하는 분풀이를 그들 가족에게 쏟아 붓는 일이 생긴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당국은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사법기관 가족을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폭언하는 주민을 난동꾼으로 징벌하도록 지시해 주민들의 원한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https://www.rfa.org/korean/in_focus/nk_nuclear_talks/purnishment-10302023094044.html?feed_id=12684&_unique_id=65404a1726dc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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