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사적지서 북 연인들 연애 금지령

앵커: 함경북도 회령은 김정은 총비서의 할머니이자 김정일 위원장의 생모 김정숙의 고향입니다김정숙 서거 74주기를 맞아 당국이 김정숙 동상 일대 혁명사적지에서 연애 행위를 엄벌한다고 밝혔습니다북한 내부소식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회령시는 백두혈통으로 우상화 되는 김정숙의 고향으로 혁명 전통의 거점으로 불립니다. 올해 김정숙 사망(9.22) 74주년을 맞아 북한 당국은 김정숙 생가와 동상 일대가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는데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요청)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숙 서거 74돌을 맞아 회령제지공장 청년동맹원들의 추모행사가 이틀(21~22)간 진행됐다”며 “오늘 행사는 (김정숙생가에서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생가를 돌아보는 것으로 진행된 추모 행사에서는 김정숙의 어린 시절과 항일무장투쟁에 참가해 김일성을 목숨으로 보위하며 싸웠던 혁명 활동에 대한 해설을 듣고, 생가마당에서 김정숙의 충성심을 따라 배워 최고존엄을 목숨으로 보위하자는 교양 사업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추모행사를 주최한 도당 간부는 청년들의 사상이 변질돼 생가와 동상 주변에서 아무렇지 않게 손을 잡고 다니며 노골적으로 연애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러한 행위가 적발되면 반당반혁명 분자로 엄벌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지방도시에는 젊은 남녀가 만날 수 있는 야외 공원과 대중문화장소가 많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림과 잔디밭이 넓게 조성되고 전기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365일 밤에도 조명이 들어오는 공간은 혁명사적지와 혁명전적지가 유일합니다. 이 때문에 사적지 등지는 청년들의 연애 장소로 이용돼 왔습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요청)도 22 “김정숙 동지의 서거 74돌을 맞으며 회령곡산공장 청년동맹원들의 추모행사가 이틀간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는 평년처럼 생가를 돌아보며 김정숙의 어린시절과 혁명역사를 따라 배우자는 청년교양사업이 있었고 오늘은 김정숙의 동상에 집체적으로 꽃다발을 드리고 백두의 혁명전통을 따라 배워 당과 수령에 충성하자는 맹세 모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추모행사가 끝난 뒤 당조직에서는 청년들 속에 혁명 사적지를 남녀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행위가 발각되면 엄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배급제 시대에 성장한 주민들은 혁명 사적지나 혁명 전적지를 신성한 공간으로 인식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당국이 꾸며놓은 사적지일 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회령에서 국가적 투자로 나무와 꽃을 심고 넓은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는데다 밤에도 밝은 조명이 비추는 공간은 김정숙의 생가와 김정숙 동상이 있는 오산 사적지뿐이니 젊은 남녀의 만남의 장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당국에서는 혁명사적지가 자본주의 날라리 문화의 장소로 변질된다며 촉각을 세우며 엄포를 놓고 있어 청년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숙의 고향인 회령시에는 김정숙의 생가를 중심으로 ‘김정숙동지혁명사적관’이 세워지고 그 앞뒤로 잔디밭과 수림을 조성했으며김정숙이 어린시절 나물 캐기와 이삭줍기를 했다는 오산덕 기슭에는 김정숙의 동상을 세우고 그 앞뒤로 잔디밭과 나무들을 심어 풍치 좋은 풍경을 조성국가적 사업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

https://www.rfa.org/korean/in_focus/nk_nuclear_talks/lover-09222023095917.html?feed_id=8712&_unique_id=650e1dec43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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