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제대회 출전 태권도 선수단에 국가보위성원 수십명 배치
앵커: 카자흐스탄에서 19일부터 개최되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출국한 북한 선수단에 수십명의 국가보위성원들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6일 북한 태권도 선수단이 신의주-단둥 철교를 넘어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19∼26일)가 열리는 카즈흐스탄으로 출발했습니다. 100여명 규모의 태권도 선수단에 이례적으로 국가보위성원들이 수십명 선수단 보조 일원으로 배치되어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지적입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평양에서 출발(15일)한 태권도선수단이 신의주-단동 철교를 넘어(16일) 카자흐스탄으로 출발했다”며 “선수들은 각 체육단에서 선발됐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예정되면 1년 전부터 국가체육지도위원회가 각 체육단에서 선수 선발을 시작합니다. 4·25체육단(국방성 산하), 압록강체육단(사회안전성 산하), 기관차체육단(철도성 산하), 횟불체육단(청년동맹 산하) 등에서 선수가 선발되면 국가대표팀이 구성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진행되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 참가하는 선수들도 1년 전 선발되어 평양에 자리한 종합체육단에서 국가대표로 훈련한 10대~20대 선수들”이라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태권도 선수단은 기본선수와 후보선수(합쳐서 약 60-75명 정도)를 포함해 100여명”이라며 “대회기간 선수들의 일거일동을 감시하도록 수십명의 국가보위성원들도 이번에 함께 떠났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8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평양에서부터 조중(신의주-단둥) 철교를 넘어(16일) 중국 단둥에서 열차를 탄 태권도 선수단이 어제 베이징 (북한)대사관에 도착했다”고 전했습니다.
“대사관에서 하루 숙박한 태권도 선수단은 오늘 비행기로 카자흐스탄으로 출발한다”며 “태권도 선수단에는 선수지도원(감독)과 책임지도원(총감독)도 있지만 국가보위성원들도 많다”고 전했습니다.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의 책임감독은 국가체육지도위원회 간부이며, 10여명의 감독은 각 체육단지도원(감독)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그는 이어 “당국은 대회기간 태권도선수들의 일거일동을 감시하도록 태권도 선수 3~4명에 1명씩 국가보위성원을 배치했다”며 “선수들이 숙박하는 호텔에도 보위성원이 배치되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조선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면 탈북을 사전에 막을 목적으로 국가보위성원을 1-2명 배치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많이 배치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 이분희 탁구선수와 소년구락부(8~9세부터 체육인으로 양성하는 기관)에서 함꼐 활동하다 2011년 탈북한 탁구 선수 출신 김명희(가명) 씨는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선수들은 4급 이상 선수”라며 “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1~2급 선수로 올라간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체육단에서 선수는 통상 무급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해 연한과 능력, 성과에 따라 7급을 시작으로 1급지 승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태권도선수단에 4급이상 선수들을 선발했다는 것은 3~4급 우수한 선수급이라는 의미입니다.
또 북한 체육단 선수들은 급수에 따라 월급이 다른데 4급부터는 공장 지배인 월급과 비하고 2급부터는 도당 간부 월급 니다.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이어 “각 도 체육단 선수선발과정에는 성분을 크게 보지 않지만 세계선수권대회 참가자 선발부터는 성분을 철저히 따진다”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한 선수도 해외 나가면 생각이 달라져 탈북하는 사례가 있어 이들을 감시하는 국가보위성원들이 따라 다닌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명희: 세계선수권대회라고 하면 남조선도 오고 자본주의나라들이 다 오니까, 그럼 거기서 접촉할 수 있고 (한국으로) 따라갈 수도 있고 납치될 수도 있다고 하면서 보위지도원들이 따라가서 감시해요. 호텔에도 끼워서 배치합니다.
그는 “이번에 카자흐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 세계선수권대회는 코로나 봉쇄 3년 7개월만에 북한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선수들 속에서 사상이완으로 탈북할 우려를 사전에 막기 위해 국가보위성원이 많이 배치됐을 것”이라며 “김정은 시대 체육 중시 정책이 실시되지만 체육인에 대한 실제적 대우가 올라가지 못해 불만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의 태권도는 올림픽 정식 종목인 반면 국제태권도연맹(ITF)은 북한이 주도하는 기구로 주로 공산권 국가가 가입해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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