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50여개국 ‘북 인권유린 규탄’ 성명
앵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6년 만에 북한인권 관련 공개회의가 개최됐습니다. 공개회의 이후에는 북한의 지속적인 인권 유린을 규탄하며, 책임 규명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번 회의를 주도한 미국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17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인권 공개회의 이후 52개국과 유럽연합(EU)을 대표해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공동성명은 먼저 북한 당국이 자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 잔인하고 억압적인 인권 유린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인식 제고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 정권의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국내외에서 강제 노동과 노동 착취를 일삼고, 주민들은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과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인권 유린과 무기 개발은 연관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북한의 인권 유린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 미사일 개발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모든 안보리 회원국이 북한의 인권 상황과 국제 평화 및 안보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북한 정부가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고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동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인권 회의에 증인으로 참석한 탈북민 김일혁씨는 북한 정권에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유린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김일혁씨: 독재는 영원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죄짓지 말고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북한 사람들도 인간다운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김씨는 이날 아버지의 탈북으로 북한에 남아있던 가족이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 수개월 간 고문을 당하고 자녀와도 생이별해야 했던 사연을 소개하며, 북한 주민들이 기본적인 자유 없이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는 현실을 고발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 유엔의 북한인권 담당자들과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은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북한 주민들이 굶주림 속에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볼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특히 코로나 이후 이동의 자유, 표현의 자유, 사생활 자유에 대한 억압이 증가하는 한편 광범위한 강제 노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투르크 대표는 유엔과 국제사회의 인권개선을 위한 권고에도 북한 정권에 의한 인권 유린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투르크 대표: 북한 당국이 인권 개선을 위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상황에서 수십 년 동안 북한이 자행한 많은 인권 유린과 범죄 피해자에 대해 반드시 책임져야 합니다.
회의에 참석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의 선군정치에 따른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로 주민들을 위한 자원이 제한되고, 체계적인 착취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특히 정치범 수용소 내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폭력과 탈북여성들이 겪는 인신매매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에 대한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불법대량살상무기(WMD)가 긴밀히 연관됐다며, 이는 북한 주민들의 안녕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이번 회의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이 북한인권 문제를 정치화하려는 의도라며, 한미일 3국의 확장억제 등이 오히려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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