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한 달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기능 유지돼야”

앵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이 활동을 종료한 지 한 달. 제재위에서 활동했던 전문가들은 해산 결정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단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까요? 그들의 심정과 뒷 이야기, 자민 앤더슨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지난 4월 30일.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이 설립 15년 만에 해체됐습니다.

 

앞서 3월 28일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한 안보리 표결에서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취재에 따르면, 총 8명의 전문가단 중 2명은 본국의 유엔 대표부에서 일을 시작했고, 3명은 구직 중이며, 나머지 3명은 본국으로 돌아가 은퇴 혹은 학계 복귀를 고민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미국 측 대표였던 애슐리 헤스 박사에게도 전문가단 해산 결정은 “매우 큰 충격”이었습니다.

 

헤스 박사: 지난 1년 동안 러시아가 전문가단 연장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징후가 많이 보였습니다. 특히 저는 김정은이 작년 9월 러시아를 방문해 북러 정상회담이 이뤄진 직후부터 더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전문가단 사이에서도 해산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긴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결정됐을 때는 정말 큰 충격이었죠.

 

지난 1월 임기가 만료된 전문가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7명의 전문가들이 뿔뿔히 흝어져야 했습니다.

 

휴가차 여행 중이라는 헤스 박사는 30일 언론과는 처음으로 RFA와의 인터뷰에서 “전문가단에서 일을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전문가단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후속 전문가단이나 그 기능이 어떤 식으로든 재구성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단에서 활동했던 또 다른 A (자유로운 견해 표명을 위해 익명 요구)씨 역시 최근 (24일) RFA에 “전문가단의 역할을 대신할 UN 산하 혹은 민간 기구가 생긴다면, 나의 전문성을 계속 살려 감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기를 희망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단을 대체할 대안으로 유엔 총회 내 조직을 신설하거나 유엔 밖의 새로운 다자기구를 구성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A씨는 전문가단이 해산된 이후 관련 정보에 모두 접근할 수는 없다면서도 “관련국끼리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진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대북제재 이행 감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던 전문가단의 해산은 국제사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헤스 박사는 이로 인해 발생할 시간적 공백과 자료의 손실을 우려했습니다.

 

헤스 박사: 후속 전문가단이나 기구가 설립되더라도, 자리 잡는 데 1-2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축적된 전문적이고 조직적인 지식을 다시 확보하는 게 정말 어려울 거예요. 또 만약 후속 기관이 유엔 산하가 아닌 민간 기구라면, 지난 14년 동안 우리가 획득한 내부 자료에 접근할 수 없게 됩니다. 보고서로 공개되지 못한 더 방대한 내용들이 손실될 거예요.

 

이와 관련해 A씨는 전문가단의 대북제재 위반 보고서 작성이 중단됐다면서 “많은 위반 사항이 있었는데 결국 드러나지 못할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그는 언론이 탐사보도를 통해 그 역할을 대신하기를 기대하며, 자신은 꾸준히 위반 사항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헤스 박사는 러시아의 거부권 사용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며,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해산이 북한 문제를 넘어 러시아가 유엔의 권위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저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이로 인해 북한이 유엔 결의를 더욱 노골적으로 위반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의 ‘뒷배’를 자처하며 불법적인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몇년 내 유엔 산하 다른 전문가단 연장 표결에도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https://www.rfa.org/korean/in_focus/nk_nuclear_talks/unsc-05302024155012.html?feed_id=34950&_unique_id=66596b6896bf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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