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기업에 대동강 모래 채취 설비투자 요청
앵커: 최근 북한이 중국 기업에 남포항 일대 대동강 하류에서 수출용 모래를 채취하기 위한 설비 투자를 요청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동강과 청천강 등에서 채취한 모래는 입자가 균일하고 품질이 깨끗해 북한의 수출상품으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수심이 깊을수록 품질 좋은 모래를 채취할 수 있으나 성능 좋은 설비가 부족하여 모래채취에 한계를 가졌던 북한이 중국 투자 유치에 나섰습니다.
중국 주재 대북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그제(26일) 북조선 대방이 중국 대련에서 투자문제로 (중국)부동산건설기업주를 만났다”고 전했습니다.
“북조선 대방은 남포시 무역국 간부”라며 “남포항 일대 대동강 하류에서 모래를 채취할 대형 설비를 투자해달라는 게 북조선 간부의 요청이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중국기업이 모래채취 설비를 북조선에 투자해주면 대동강 하류에서 채취한 고급모래를 중국시장보다 절반 싼 가격으로 넘겨줘 설비자금을 상환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날 중국기업주가 고려해보겠다고 말만 해 합의는 아직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모래채취 설비를 투자 받으면, 중국에 상환해야 할 설비자금이 100만 달러라면 가령 톤당 시가 1천 달러 하는 모래를 100톤이 아니라 200톤을 넘겨준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대북제재 항목에도 걸리지 않고 설비만 있으면 강 수심에서 퍼 올리는 만큼 외화를 벌 수 있는 모래 수출사업은 코로나 전에도 진행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모래채취 설비투자 유치는 성사될 경우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모래는 주로 순천 일대 대동강 중류와 안주 일대 청천강 하류, 신의주 일대 압록강 하류에서 채취한 다음 신의주 항구로 운반하여 중국에 수출되었다”면서 “그러나 모래채취 설비가 낡아 인력에 의존하는 부문이 많다 보니 모래생산량이 적은데다 운송비용도 많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남포 일대 대동강 하류는 그 어느 강보다 넓고 수심도 깊어 모래 원천이 많은데다 해상물류가 집중되는 국제항구가 자리한 곳이어서 국내 운송비용도 들지 않고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도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중앙에서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압록강 하류나 청천강 하류보다 대동강 하류가 자리하고 있는 남포항 일대에 수출용 모래생산 기지를 건설하는 데 주력해왔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이전 북한이 모래채취 설비와 선박 등을 투자받는 사업을 한국과 추진했지만 하노이회담 등이 무산되는 바람에 추진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지난주 중국에 파견된 남포시 무역국 대표단이 모래채취 설비를 투자 받으려고 중국에서 부동산건설을 주도하는 (중국)기업주들을 만나는 것도 외화원천인 모래수출기지를 세우려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 측 입장에서도 모래채취 설비를 조선에 투자하고 대동강모래를 절반 값에 가져오면 이득이다”면서 “하지만 (북한에 하는) 설비투자는 대북제재에 걸릴 수도 있는 것이어서 투자를 꺼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래채취 설비가 민생목적이라면 원칙적으로 대북제재 항목에 포함되지 않지만 해당 설비가 다른 곳에 전용되면, 예를 들어 채취설비를 가동하는 전동기가 북한 내 다른 기계산업에 사용될 경우는 제재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2018년 당시 중국 단동세관에서는 꽃을 만드는 쇠줄까지도 전용 가능성을 우려해 북한으로 들어가는것을 통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국제항구가 자리하고 있는 남포직할시는 수출입무역이 발달한 도시로 대동강 하류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동강 일대에는 2005년 중국의 원조로 완공된 북한에서 가장 크고 현대식 대안친선유리공장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https://www.rfa.org/korean/in_focus/food_international_org/sand-01292024094138.html?feed_id=22104&_unique_id=65b8a4373303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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