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두개 조선’ 대남 방침 학습제강서 제외
앵커: 북한 당국이 일반 근로자들을 상대로 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0차 회의 시정연설 학습제강에 이른바 김정은 총비서의 ‘두개 조선’ 대남 방침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지식인들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0차회의 시정연설에서 내놓은 김정은의 대남 방침을 새로운 ‘두개 조선’ 조작책동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주장이 현지 소식통들로부터 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도 ‘두개 조선’의 정당성을 뚜렷이 주민들에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지식인 소식통은 26일 “지난해 8월 김정은이 처음 남조선(한국)을 ‘대한민국’이라고 불렀을 때 나와 내 주변의 친구들은 매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며 “이제는 남조선이라는 나라와 체제를 인정하고, 그에 기초해 평화로운 통일을 이루자는 입장인 것으로 착각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후 우리(북한) 언론에서 남조선을 ‘괴뢰지역’으로 표기한 것을 보고 살벌한 분위기를 느꼈다”며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이 ‘삼천리금수강산’, ‘8천만 겨레’라는 말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 이건 새로운 ‘두개 조선’ 조작책동임을 간파하게 되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는 단순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 아닌 내 주변 여러 지식인들의 생각”이라며 “이제는 나라와 민족을 영원히 둘로 가르겠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어서 이번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접한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아직 양강도 주민들은 평양에 있는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을 허물어 버렸다는 사실도 잘 모르고 있다”며 “신문 방송이나 선전선동 수단으로 ‘3대 헌장기념탑’을 허물었다는 사실을 알린 적도 없고, 왜 허물었는지 설명도 없었기에 모를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지금은 새해 첫 전투 기간이어서 여행증명서를 발급해 주지 않는데다 열차를 이용한 장사를 철저히 통제해 열차가 텅 빈 채로 운영되고 있다”며 “더욱이 평양 방문을 허용하지 않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를 일반 주민들은 전혀 알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서 새해 첫 전투는 통상 1월2일부터 2월15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기간 북한 주민들은 주로 거름생산에 동원돼 얼어 붙은 거름덩어리를 밭에 실어 날라야 합니다. 또 이 기간에는 특별한 목적이 없으면 주민들의 평양방문이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선전선동 부문의 한 소식통은 2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0차회의 (김정은의) 시정연설 학습제강이 1월 20일에 내려왔다”며 “학습제강은 시정연설에서 제시된 인민경제 각 부문별 과제, 국가 부흥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전망적 과제, 지방발전을 위한 20대 10정책,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방향과 방도, 당면한 국방분야의 과제와 현 시기 우리 당과 국가의 대외 정책적 입장 순으로 되어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대남 관계나 남조선 문제와 관련된 내용들은 학습제강에서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면서 “시정연설에서 현 시기 대남 관계에 대해 매우 비중 높게 다루었는데 그와 관련된 내용이 모두 빠져 있어 학습제강을 접한 근로자들도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학습제강에서 대남 관계와 관련된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데 대해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소식통은 “시정연설에서 김정은은 앞으로 남조선 인민들을 더 이상 우리 민족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그와 관련한 교육 교양 사업도 강화한다고 했는데 실제 지금까지는 그와 관련한 내용의 어떠한 교육 교양 사업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시정연설에서 밝힌 김정은의 대남 정책을 놓고 대학생들과 지식인들, 김일성, 김정일 시대를 경험한 50대와 60대 주민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중앙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모를 리 없겠는데 아직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중앙에서도 새로운 대남 정책을 놓고 어떻게 선전할 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기회나 구실을 잡아 새로운 대남 정책의 정당성을 적극 선전하려 들 텐데, 지금은 그러한 기회나 구실이 어떤 것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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