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탈취 가상화폐 세탁 도운 업체 제재
앵커: 미국 정부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쏘아올린 지 8일 만에 북한과 관련된 신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북한 해킹조직이 탈취한 가상화폐의 세탁을 도운 업체, ‘신바드’를 제재한건데요.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재무부는 29일 ‘신바드’ 사이트를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의 특별지정 제재대상 목록에 등재했습니다.
북한 정찰총국 소속의 해킹조직, 라자루스 그룹이 탈취한 가상화폐의 세탁에 관여했다는 혐의입니다.
신바드는 ‘믹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중 하나로, 믹서는 암호화폐를 쪼개고 섞어 누가 전송했는지 불분명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이용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익명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고안됐지만, 해당 과정이 반복될 경우 자금 출처가 불분명해져 거래에 대한 추적이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재무부에 따르면 신바드는 라자루스가 절취한 수백만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처리했습니다.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은 성명에서 “라자루스 같은 범죄 집단의 자산 탈취 등을 가능하게 하는 믹싱 서비스는 심각한 후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 역시 이날 성명을 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전문가단은 북한이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공격적인 사이버 탈취 캠페인이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믹서 서비스 제재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불법적인 활동을 저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제재는 지난 21일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쏘아올린 지 8일 만에 이뤄졌습니다.
재무부는 지난해 8월 24일에도 북한이 정찰위성 2차 발사를 시도하자 7일 후인 31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한 혐의로 북한 국적자 1명과 러시아 국적자 1명, 단체 1곳 등을 특별제재대상에 추가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제재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따른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의 사이버 안보 전문가인 니콜라스 위버 국제컴퓨터과학기관(ICSI) 선임연구원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요한 것은 신바드 운영자들(operators)의 제재 여부”라고 지적했습니다.
위버 연구원: 신바드는 작년 5월 제재 대상에 오른 믹싱 업체, 블렌더(Blender.io)의 후속작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만약 신바드를 운영하는, 배후에 있는 사람들이 체포되고 기소된다면 이번 제재는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운영자들은 다른 브랜드를 새로 만들 것입니다.
위버 연구원은 앞서 지난 2월부터 신바드가 북한의 가상화폐 세탁에 이용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제기됐지만 거의 10개월이나 지나서야 제재의 대상이 됐다며, 이들이 만든 새 믹싱 업체가 북한과 같은 불법 행위자들에 의해 이용되기 전에 운영자들을 직접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신바드의 운영자들의 제재 여부에 대해 묻는 RFA의 질의에 29일 오후 현재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
https://www.rfa.org/korean/in_focus/human_rights_defector/nkcoin-11292023150458.html?feed_id=15702&_unique_id=6567acd9e1c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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