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학부모 대부분, 학교 운영비 부담 수시로 강요당해”
앵커: 북한의 무상 의무교육 주장과 달리 북한 내 학부모의 대부분이 학교 운영비를 부담할 것을 수시로 강요 당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미국의 국제민주연구소(NDI)가 30일 주최한 북한 교육권 관련 합동 컨퍼런스에서 신형 코로나 유행 기간 학령기 자녀를 둔 북한 주민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신형 코로나 시기 학생들의 출석률에 대해 응답자의 54%는 학생들의 80% 이상이 출석했다고 답한 반면 응답자의 46%는 출석률이 80% 미만에 그쳤다고 답했습니다.
학생들 스스로 학교에 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노력 동원과 과제 부담 때문이라는 응답이 33.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 외에는 학교 생활에 흥미가 떨어지는 모습(24.4%), 토대로 인해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없는 현실(15.4%),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을 택한 경우(14.6%), 학교 교육 내용에 대한 불만족(11.4%) 순으로 높았습니다.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어느 정도 비용을 요구하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8%는 수시로, 비자발적으로 걷는다고 답해 북한이 내세우는 무상교육이 현장에서는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학교에서 어떤 물품이 부족한지에 대해선 컴퓨터, 노트북, 텔레비전 등 디지털 기기라는 응답이 32.4%로 가장 많았고 겨울 난방에 필요한 땔감과 식수(29.4%), 교과서와 참고서 등 학습 자료(17.3%), 책상, 걸상, 칠판, 교편물 등(8.8%)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북한에서 토대에 의해 직업(직장)이 정해지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48%는 불공평하기 때문에 개선해야 한다, 응답자의 38%는 올바르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 즉 대부분이 성분 제도로 인해 북한 주민의 직업 선택권이 제한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고 이 중 상당수는 이러한 현실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된 겁니다.
북한 여성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여성은 생계 활동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32%, ‘북한 사회에서 주로 가정 살림이나 아이를 키우는 일을 맡아야 한다는 응답이 23.7%로 조사되는 등 남녀 간 차별적 대우와 불평등에 대한 인식 수준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양강도 혜산 출신으로서 지난 2019년 탈북한 김예빈(가명) 씨는 이날 행사에서 북한 여성들은 공부를 해도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없고 여성은 남성보다 지위가 낮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교육 기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증언했습니다.
김예빈 씨: 가정에서 아들과 딸이 있으면 아들은 학교를 보내고 딸은 부모님을 따라서 경제활동을 하는 그런 일이 평범한 일상이 되어 있습니다.
또 학생들이 겨울철 난방용 땔감 비용을 의미하는 ‘화목대’ 명목으로 학교에 큰 금액을 내야 했다며 화목대 납부 순서 또는 규모대로 학생들의 자리가 배치되기도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탈북 전 북한에서 교원으로 근무한 김동재(가명) 씨는 북한 교육의 목적은 체제 수호를 위한 ‘인간 병기’를 육성하는 것이라며 학생들 대상의 노력 동원도 이 같은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동재 씨: 학생들 농촌에 동원시키는 게 결코 학생들이 그 농촌에 인력이 없어서 학생 동원시키는 게 아닙니다. 노예 육성이라는 북한 교육의 목적에 부합되기 때문에 시키는 겁니다. 북한 논과 밭에 기계가 뒤덮인다고 해도 학생들 농촌 동원은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 아동의 인권을 개선해야 북한 교육의 발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https://www.rfa.org/korean/in_focus/food_international_org/education-11302023090859.html?feed_id=15870&_unique_id=6568ff0b4c7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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