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자 귀국 장기전…중 현지 임금 ‘들썩’

앵커: 중국과 러시아에 체류하던 북한 노동자들이 항공편에 이어 육로를 통해서도 귀국하면서 그 동안 미뤄져왔던 북한 당국의 해외 노동자 송환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모습입니다. 이미 중국 현지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행렬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임금격인 계약금이 치솟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통편과 방역을 위한 수용시설 마련이 쉽지 않아 북한 당국의 계획대로 노동자를 송환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세한 내용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주, 36개월 만에 운항을 재개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중국 베이징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현지에 파견됐던 노동자 등 북한 주민들을 평양으로 실어 나른 후 버스 등 육로를 통한 송환도 이번 주 들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내 체류 중인 북한 노동자 수가 약 10만 명에 이르는 대규모인데다 교통편과 격리시설이 부족해 노동자 송환작업이 장기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주재원과 접촉이 잦은 길림성의 한 대북 무역업자(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최근 북한 노동자 송환을 위한 교통편 마련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 열차를 원래 수배를 했는데, 안 쪽(북한)에서 준비가 안돼서 성사가 잘 안됐다고 그러더라고요. 여객열차 하나에 60명이 타는거래요, 8개를 동원해서 480명을 보내려고 했는데 그게 안됐다고….

 

대규모 인원을 송환하는 데 따른 부족한 운송 수단도 문제지만 비자 문제, 코로나19 방역 등 까다로운 절차 역시 신속한 송환에 걸림돌입니다.

 

중국 내 체류기간 초과로 북한에서 발급받은 출국비자 기한이 만료된 경우 다시 연장해야만 북한 입국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의 비자 문제 해결을 위한 행정적 절차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소식통은 예상했습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수용시설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소식통: 격리를 위한 수용시설이 충분히 되어있지 않아서, 중국에 나와있는 북한 주민들을 돌려보내는 작업이 계속 지루하게 이어질 거예요. 1년 정도 걸릴 거라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이와 관련해 단둥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단둥에서 귀국한 사람들은 신의주에 위치한 압록강 호텔에서 1주일 간 격리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압록강 호텔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주요 대상으로 한 관광호텔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로 현재는 비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노동자들을 송환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을 대체할 후속 노동자 파견도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신변 보호를 위해 익명 요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에 파견할 인력 모집이 시작됐지만 아직 공식적인 파견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외화벌이를 포기할 수 없는 북한 당국이 북한 내에서 제작 주문을 받아 임가공을 한 뒤 납품하는 방식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둥의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은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에 따른 인력부족으로 북 노동자 1인당 계약금이 2(274달러)-2500 위안(343달러)에서 최근에는 3500위안(480달러)으로 오른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 26세계적인 악성 전염병 전파 상황이 완화되는 것과 관련하여 방역 등급을 조정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북한 국적자)들의 귀국이 승인되었다"고 밝히며 사실상 국경개방 방침을 공식화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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