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명 중 3명, 통일 필요없어...역대 최고수준”
앵커: 한국인 10명 중 3명은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2007년 통일의식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17일 ‘2023 통일의식조사’ 보고서 발표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역대 최고치로 상승했습니다.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9.8%로 2007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반면 ‘통일이 필요하다’라는 응답은 43.8%로 조사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특히 20대(19~29세)는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 비중이 41.5%,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 비중이 28.3%를 나타내 다른 세대에 비해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30대 역시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35%,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34%로 다른 세대에 비해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컸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늘어나고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줄어드는 추세가 올해 조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통일 대신 남북한이 분단된) 현재대로가 좋다’는 응답, ‘통일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는 응답,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응답 역시 각각 28.2%, 9.9%, 33.3%로 역대 최고치로 상승했습니다.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려 점진적으로 통일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45.2%로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고 ‘5년 이내 통일이 가능하다’, ‘10년 이내 통일이 가능하다’는 응답은 각각 1.0%, 6.2%를 나타냈습니다.
‘북한이 우리에게 어떤 대상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묻는 질문에 ‘협력대상’이라는 응답은 37.7%로 역대 최저치를 보였고 반면 ‘경계대상’, ‘적대대상’이라는 응답은 23.7%, 18.7%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
한국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53.8%를 나타냈으며 특히 자신을 진보층이라고 기입한 응답자 중에서도 만족한다는 응답은 44.1%를 보여 지난해 41.3% 대비 소폭 상승했습니다.
주변국 인식과 관련해서는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81.5%로 조사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고 위협 인식은 북한이 45.8%로 가장 높았습니다.
북한의 핵 공격 시 미국이 한국 방어를 위해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 묻자 88.3%가 긍정적인 응답(‘매우 그렇다’ 23.4%, ‘다소 그렇다’ 64.9%, ‘별로 그렇지 않다’ 10.6%, ‘전혀 그렇지 않다’ 1.1%)을 하며 미국의 방위 공약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점을 나타냈습니다.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작년 5.1% 대비 소폭 상승한 8%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한자리수에 그쳤습니다.
이밖에 한국의 핵무장 방식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응답자의 49.3%가 ‘자체 핵무기 개발’을 선택했고 23.6%는 ‘미국 전술핵 한국 배치’, 17.8%는 ‘핵무기 보유 반대’를 택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한미일과 북중러로 구분되는 진영 인식이 증가하면서 통일 인식이 약화되고 있다고 총평했습니다.
‘2023 통일의식조사’ 결과에 대해 한국 통일부의 김인애 부대변인은 18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통일부도 조사 결과를 확인했다”며 “남북관계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통일 인식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인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남북 관계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인식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통일에 대한 관심도를 제고하기 위해 주무부처로서 통일부가 노력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한국에서 젊은 세대일수록 통일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고 있다는 결과는 최근 여러 조사에서 반복돼 나타난 바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와 교육부가 지난 2월 17일 발표한 ‘2022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초ㆍ중ㆍ고등학생은 31.7%로 2014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통일연구원이 2022년 12월 30일 발행한 ‘KINU 통일의식조사 2022’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0대 66.3%, 50대 61.2%, 40대 47.3%, 30대 42.4%, 20대 39.1%로 세대가 젊어질수록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편 서울대는 오는 9월 26일 서울에서 통일의식 조사 결과 발표회를 열고 보다 구체적인 통일의식의 흐름과 특징, 정책적 함의 등에 대해 밝힐 예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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